“박상옥 대법관 후보 청문회 표류 58일 만에 전격 ‘개최’ 합의”

[지뉴스데일리=박귀성 기자]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두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5시가 넘어서 주례회동을 갖고 최근 직면한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통큰 결과를 끌어냈다. 당초 이번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은 오후 2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국회 운영위원회의 산회가 늦어지는 이유로 잠정 연기됐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주례회동에서 4월 국회일정과 입법과제를 비롯 지난 23일 증인 채택문제로 인해 결렬됐던 자원외교 국조특위 증인채택 명단도 다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장에 다소 늦게 도착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박상옥 대법관 후보 청문회에 대해) 당내 반대하는 의원님들이 너무 많아 시간이 걸렸다”고 인사를 대신한 것으로 보아 박상옥 대법관 후보의 인사청문회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한 것을 짐작케 했다.

이날 여야 원내 인사들은 서로 좋은 결과를 내보자며 가벼운 인사와 덕담을 나눈 뒤 잠시 기자들을 위해 포토타임을 갖고는 곧바로 비공개 회의로 들어갔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상호 합의된 내용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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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상옥 대법관 인사청문회를 청문특위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실시하되, 일정은 여야 간사가 협의해서 정한다.

2. 공무원연금개혁 대타협기구의 활동 기한 내 개혁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3. 사회적경제기본법을 4월 국회에서 합의처리한다.

4. 자원외교국조특위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한다.

이번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새누리당은 박상옥 대법관 인사청문회 개최와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 기한 내 개혁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자원외교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을 나름대로 보장받아 실리를 챙겼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본래 자원외교 특위문제는 원내지도부에서 다룰 것은 아니지만, 국조특위가 파행됐기 때문에 이번에 증인 채택에 대해 원내차원에서 논의한 것”이라고 짧게 이날 회동의 결과를 밝혔다.

한편 해외자원외교 특별진상조사위원회 새누리당 권성동 간사와 새정치연합 홍영표 간사은 지난 23일 증인 채택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으나, 새누리당측에서 느닷없이 문재인 대표를 비롯 참여정부시절 인사들이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특조위는 파행을 맞았다.

덧붙여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른바 ‘박상옥 후퇴’라는 일각의 볼멘소리를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 하는 숙제가 아직 남아 있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수사참여경력’을 이유로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체를 보이콧했고, 이로 인해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58일을 표류했다.

때문에 이번 ‘청문회 개최’라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잘못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당내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나아가 일각에서는 “이렇게 합의할 거면 애초에 뭐하러 시간만 끌다가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만 뒤집어쓰나?”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일단 청문회는 개최하지만, 박상옥 후보자에 대해 찬성해서 개최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라며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해 문제가 있으면 여야 의원들이 낙마시키지 않겠는가?”라며 모호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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