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여성․청소년계 근무하는 경찰관이다

며칠전 발표된 여성가족부의 설문 조사 결과 작년 우리나라 학생들의 최초 학교폭력 피해 연령은 11.4세로 2010년 12.9세, 2009년 13세였던 때에 비해 그 시기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우리 경찰서에서 학교폭력 실태 파악을 위한 중학교 학생 지도 교사 간담회를 실시하였는데 “학생들이 죄가 되는 행위가 무엇인 지 몰라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나 교육시킬 시스템이 없다. 범행 유형과 위반시 처벌 결과까지 정확하게 고지한다면 학교폭력 근절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일선 교사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찰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올해부터 범행 유형이나 사례를통한 0X문제풀이 방식의 범죄예방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등 다각도로 노력중이나 연1-2회 학교로 진출하여 강의하는 방법으로는 학교폭력 예방이나 근절에 한계가 있으므로 다음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을 제안한다

첫째, 초,중학교 바른 생활 교과서에 학교폭력 예방 단원을 포함하거나 학교폭력 과목을 별도로 이수하도록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일진 문제 전문가가 쓴 “학교폭력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라는 책을 보면 일진들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때부터 가입시킬 아이들을 점 찍고 지켜 보다 5학년이 되면 비로소 일진에 가입시키게 되므로 중학교 진학후 실시되는 학교폭력 교육은 시기면에서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기초 법률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해 나갈 수 있도록 바른생활 교과서를 개정하거나 별도의 법률 과목을 신설한 후 이를 토대로 시험 문제가 출제되도록 한다면 학생과 학부모 모두 지속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뿐 아니라 준법 정신이 체질화되어 법을 몰라 비행을 저지르는 일은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일선 교사들에게도 학교폭력 교육을 의무화하여야 한다. 교사들도 학창시절에 학교폭력 관련 교육을 받지 않았다. 대부분 폭행을 당하더라도 참는 것을 미덕으로 배운 세대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또는 처벌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혹은 일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이 두려워 쉬쉬하고 넘어 가는 등 개념 정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 학교에서는 문제 학생 관리 목적의 상담 교사 배치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눈에 띄는 문제 학생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대다수의 일반 학생들이므로 교사 전원을 순차적으로 실질적인 학교 폭력 전문가로 양성해 나가야만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과부와 교육청은 경찰청과 MOU를 체결, 경찰교육원 등을 통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사들이 학교폭력 관련 강의를 반드시 수강하도록 의무화하고 일정 기간 연수를 받은 교사에게는 자격증을 부여, 전출 및 인사 평정에 가점을 부여하여야 한다.

또한,경찰청은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수준별 사건 사례 및 처벌 내용 등 업그레이드된 자료를 월 1-2회 학교로 배포, 교사들이 이를 참고로 교과서와 병행, 학교를 통한 살아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한다면 경찰도 본연의 치안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어 예산 및 인력 운용면에도 획기적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셋째, 학부모들도 자녀의 교육 내용을 함께 학습하고 공유해야 한다. 학부모도 학교폭력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받지 못한 세대인 것은 교사와 마찬가지이나 교사와 다른 점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도 없고 강제성을 부과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자녀들이 교육받은 내용을 주1회 가정통신문 형식의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교내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경우 반드시 그 위반 사항과 처벌 결과까지 적시토록 하여 “학교폭력은 어떤 경우라도 용서받을 수 없으며 반드시 처벌받게 된다”는 것을 학부모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인식시켜 가정을 통한 교육과 병행해 나간다면 학교폭력은 그 어디에서도 발을 붙일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렇듯 학교 폭력은 학생,교사,부모,경찰이 하나가 되어 함께 학습하고 노력해 나가야만 바로 잡을 수 있을 뿐 땜질식이나 이벤트성 대책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학교를 믿고 교사를 통한 1차적 교육 및 예방책을 마련하여 보완해 나가는 것이 조금 늦더라도 우리 아이들을 학교폭력의 수렁에서 건져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얼마나 더 많은 아이들을 잃어야만 할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우왕좌왕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고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이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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