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은 생산적 자활복지와 지역복지를 연계하는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을 실천

5년 전 정치인들의 쇼맨십과 노무현의 네가티브적 분위기에 편승하여 40대 중반 운동권 출신의 풋내기를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장으로 내세웠다. 행정에 ‘행’자도 지방자치의 ‘지’자도 체험했거나 모르는 사실상 수도행정을 이끌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고, 검증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는 노무현 정권에 식상한 시민들이 묻지마 투표를 한 결과였다. 다만 K대학에서 학생회 임원으로 학생운동을 했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변호사로 보내면서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에 몸담으며, 방송에 사회자로 가끔 얼굴을 내보내고 있었던 사람을 민주당의 참신성에 대항하여 한나라당에서 발굴하여 16대 총선에 묻지마 당선지역인 강남에 출마시켜 금뺏지를 거저 달게 하여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기성 정치에 혐오를 느껴 17대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온 국민 앞에 천명하여 신선한 충격을 준바 있다.

그러나 오세훈은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출마 제의에 스스로 약속을 깨고, 배반의 역사를 써가며 서울시장에 운 좋게 입성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우수한 서울시 공무원들의 공복의식 덕분에 행정은 뒷전에 두고 5년 내내 정치적 포퓰리즘의 화신으로, 시민들을 호도하며 권모술수의 달인으로, 야뉴스의 두 얼굴로 오로지 대통령직을 위해 1,000만 시민들에게 시정극의 주연으로서 연기를 펼쳐왔다.

어쨌든 이 연기로 집권 여당의 힘을 받아 재선 고지에 올라섰고, 관운도 좋고, 운도 좋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번 주민투표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정치 포퓰리즘의 극치요, 국민을 볼모로 잡은 도박이었다. 행정과 지방자치를 모르는 시장이 시민의 혈세 180억원을 날려버린 무모한 만행이었다.

럭비공을 굴러 청와대 입성의 요체를 만들어 보려는 또 다른 술수는 실패로 끝났다. 집권당인 한나라당 대표마저 “사실상 승리”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또 한 번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하다. 복지 포퓰리즘을 온몸으로 막았다거나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거나 야당의 거부운동 때문이었다는 허무맹랑한 극찬과 비판의 소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시하고 뒤 흔드는 또 다른 국민 분열의 포효다.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는 집권 한나라당의 성명을 기대했으나 참으로 실망스럽다.

오세훈 시장은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패닉상태에 빠진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민주주의와 대의정치를 외면하고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이루어 보려는 오세훈은 시장도 정치인도 그 함량이 부족했다.

180억 원의 선거비용에 대하여 시민들이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 몇 해 전 모 서울시장은 난지도대중골프장을 준공해 놓고서도 시민공원을 명분으로 삼아 개장을 하지 않고 200여억 원의 국민혈세를 난지도 쓰레기더미 속에 묻어 버렸다. 현재는 시민공원인 조각공원으로 환생되었으나 이 공원을 찾는 시민의 발길은 억새 밭 하늘공원에 비해 뜸하다. 한 단체장의 정책실패로 엄청난 국비를 축내고 있지만 이를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이들이 고공출세를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지자체 실시 이후 단체장의 정당공천에 힘입어 정치인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공직기강이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오만과 무질서가 극에 달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민에 대한 도발적 행정을 계기로 자성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복지 포퓰리즘이란 없다, 있다면 복지과잉이 있을 뿐이다” 복지는 끝이 없는 무한경쟁의 전쟁터가 되어야 한다. 지자체의 단체장은 생산적 자활복지와 지역복지를 연계하는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을 실천해야 한다.

불세출의 오세훈 시장 , 오 시장에게는 3번의 역행이 있었다. 첫째는 오 시장에게 맞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의복을 입고 빛나는 금빼지를 달았고, 둘째는 서울시장이라는 명예와 권력 앞에 자신을 스스로 배신했고, 셋째는 이번 주민투표로 차차기 대선을 향한 럭비공을 무모한 시민을 향해 차올린 것이다.

이제 서울시의 복지전쟁은 막을 내렸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을 벌린 오세훈 시장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아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연민으로 씁쓰름한 입맛을 쩝쩝 다실뿐이다.
 

시민옴부즈맨공동체 대표 김 형 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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