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부회장 ‘신격호 총회장에서 신동빈으로 옮긴 충성심’

[지뉴스데일리=박귀성 기자] 롯데 이인원 부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에 따라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을 놓고 유서와 행적을 분석하면서 이인원 부회장과 관련된 사건을 분석하는 등 사회 각처에서 롯데와 이인원 부회장의 사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경찰은 이인원 부회장의 신원에 대해 지문 검사와 소지품 등을 조사한 결과 사망자가 이인원 부회장임을 확정했지만, 왜 이인원 부회장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느냐에 대해 사건의 당사자인 이인원 부회장 주변인들과 롯데그룹, 검찰은 각각 분석을 달리하고 있다. 이날 이인원 부회장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인원(69) 부회장의 느닷없는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롯데그룹과 검찰, 주변인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공통된 분모이겠지만, 과연 이인원 부회장의 주검 현장에서 발견된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인원 부회장 유서에서 우선적으로 봐야할 부분은 검찰 수사와 관련한 대목인데, 검찰로서는 지금까지 모든 임원이 검찰 수사에서 “비자금 없다”는 주장과 다른 점이 없다. 검찰 입장에서 보면 롯데그룹 차원에서 조성했다는 비자금에 대해 용처를 밝히는 게 이번 사건 수사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인원 부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이제부터는 비자금은 어디에다 썼는지를 알 길이 없다. 비자금 사용처는 신격호 일가와 이인원 부회장만이 알 수 있는데, 이인원 부회장 사망으로 더 수사를 진행한다고 해도 비자금의 용처를 파해칠 길이 없다. 검찰 수사의 방향전환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이인원 부회장 사망 소식을 접한 롯데그룹 임원 및 직원들 분위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인원 부회장 사망 소식 접하고 직원들은 모두 당혹해했다는 이야기가 롯데그룹 내부에서 나왔다.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이인원 부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장소로 알려진 양평 현장으로 달려가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믿기 어렵다”는 심경 밝히고 있다.

검찰은 이인원 부회장 사망과 관계없이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하고, 롯데그룹측 역시 지금까지 해온 데로 검찰 수사에 변함없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인원 부회장의 사망 원인은 전형적인 목맴 자살로 밝혀졌다. 타살혐의점은 없다. 때문에 더욱 정밀한 사망원인 감식을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결정하고 운구를 국과수로 이송했다.

먼저, 이인원 부회장은 장소 선택에 있어 ‘왜 양평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인원 부회장은 퇴임 후에 노후생활을 양평에서 6-70평의 땅을 확보해 살겠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의 경우 고향이나 부모의 산소 인근을 자살의 장소로 선택한다.

때문에 이인원 부회장은 정신적인 안식처를 양평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인원 부회장 부인이 현재 암으로 투병하고 있고, 수년간 암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불과 보름 전에도 수술을 했으며 그후 더욱 병세가 악화가 돼서 응급실에 있다는 것이다.

이인원 부회장은 매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양평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인원 부회장과 아내, 두 사람의 금슬은 매우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인원 부회장의 롯데그룹 입사는 1973년으로 43년 전이다. 현재 나이는 70세로 평생을 롯데그룹과 함께했다. 보통의 경우는 퇴직할 나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최근에 2차례 사표를 냈지만 반려됐다.

신격호 회장이 한국 사업 진출 후 최측근으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신동빈 회장이 지난 1990년대 말 한국 경영 수업을 위해 한국에 왔을 당시에도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롯데그룹에서는 절대적인 존재로 자리매김을 했고, 롯데의 임직원들은 자신의 ‘롤 모델’로 이인원 부회장을 생각했을 정도였다.

이인원 부회장 유서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먼저 가서 미안하다. 둘째,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셋째, 신동빈은 훌륭한 사람이다” 등으로, 결국 이인원 부회장은 “내가 다 안고 가야겠다”는 결심이 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인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수사의 핵심은 ‘각종 배임 혐의 액수가 크다’는 것과 ‘신동빈 일가 비자금 조성 의혹’이며, ‘신격호 서미경 편법 증여세 탈세 의혹’ 등으로 압축된다. 롯데에선 신격호 총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이어 제3인자인 이인원 부회장이 ‘롯데에 비자금은 없다’고 유서를 통해 호소했지만, 일단 이인원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가신(家臣)이었고 2인자로 알려졌다.

이런 이인원 부회장은 롯데 비자금이 없었다고 죽음으로서 호소하지만 롯데그룹에서 그간 보여왔던 이인원 부회장의 충성심으로 볼 때 검찰의 입장에서는 이인원 부회장의 호소보다는 검찰 자체의 수사 결과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다. 이인원 부회장이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롯데 신격호 총회장을 비롯한 신동주, 신동빈 등 롯데 일가의 비자금 문제를 총체적으로 알고 있을 핵심인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금까지 롯데그룹 신격호 일가가 받고 있는 횡령 배임 액수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간 롯데그룹 임원들의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되면서 검찰은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그룹 일가가 배임 혐의를 받는 대목은 롯데그룹 내에서 알짜 자산들을 지주회사격인 롯데호텔로 헐값에 넘겼다는 것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매년 300억원 정도의 배당이나 급여를 자회사들로부터 받아 챙겼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영자 회장하고 3천억원대의 재산을 서미경씨에게 편법으로 증여를 했다는 것으로 이는 세금탈루 혐의에 해당한다. 때문에, 검찰은 이 모든 혐의의 열쇠를 이인원 부회장이 쥐고 있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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