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검찰 출석 14시간 조사받고 늦게 귀가.. ‘항공료 횡령의혹’

[지뉴스데일리=박귀성 기자] 음악가 정명훈 감독이 검찰조사가 끝나자 만세를 불렀다. 정명훈(63세)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하 감독)은 현재 박현정(54)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와 치열한 법적 다툼에 휘말려 있다. 정명훈 감독은 지난 14일 오전 10시쯤 검찰에 출석해 15일 새벽까지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검찰의 조사를 받고 검찰청을 빠져나오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올리며 ‘만세’의 몸사위를 선보였다.

왜 정명훈 감독은 검찰청사를 나오면서 ‘만세’의 포즈를 취했을까? 이에 대해 정명훈 감독의 명확한 해명은 없다. 검찰 조사를 마치고 자신감이 넘친 것일까? 아니면 지긋지긋한 조사가 끝나서 ‘후련하다’는 의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평소 정명훈 감독은 자주 만세 포즈를 취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것일까?

정명훈 감독은 이날 오전 0시3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대기하던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네.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정명훈 감독은 또한 ‘조사에서 명예훼손 등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조사를 받았으니 결과가 나오겠죠”라고만 짧게 답변했다.

정명훈 감독은 이에 더 나아가 “직원들 17명이 그렇게 당하는데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인지…그런 고생하는 걸 가만히 놔둬선 안 된다”고 결기를 다지기도 했다.

정명훈 감독은 현재 박현정 전 대표와 치열하게 쌍방 고소전을 벌이고 있는데, 사건의 발단은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0명이 지난 2014년 12월 박현정 전 대표가 단원들을 성추행 및 성희롱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같은 폭로들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현정 전 대표의 퇴진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정명훈 전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이를 사실상 지시한 쪽으로 기울어졌다.

경찰의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박현정 전 대표는 정명훈 감독을 검찰에 고소했고, 정명훈 감독도 이에 맞서 ‘무고’ 등 혐의로 박현정 전 대표를 맞고소하면서 정명훈 감독과 박현정 전 대표 사태는 난타전 양상으로 발전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정명훈 감독을 ‘피고소인’ 및 ‘고소인’ 두 가지 신분을 적용하고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을 이날 출석한 정명훈 감독에 대해 박현전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믿을 만한 근거가 있었는지, 어떤 경위에서 이를 외부로 공표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정명훈 전 감독은 ‘항공료 횡령’ 의혹과 관련해서 15일 오늘 서울시 종로구 소재 종로경찰서에도 출석해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정명훈 감독의 부인 구모씨는 현재 프랑스에 머물고 있으며, 제때 조사를 받지 않아 ‘기소중지’가 내려진 상태다.

검찰은 구모씨도 소환하기로 결정하고 귀국해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만일 구모씨가 계속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구모씨 소환과 상관 없이 기존 수사와 정명훈 전 감독의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구모씨를 사법처리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명훈 감독에 대해서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소환 여부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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