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광고등학교 2학년 김선빈 학생

‘수지(手指) 장애우와 노약자를 배려한 특별한 플러그&콘센트’ 주제의 발명품으로
‘과학적인 치과의사’ 되는 게 꿈… 아프리카 등 미개발국가서 봉사활동 하고 싶어

“어린이와 노약자 및 중증 장애인, 특히 손가락에 문제가 있는 수지장애인을 대상으로 창안한 것이기에 무엇보다 안전과 편리성을 강조했고, 아주 작은 힘이라도 있으면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설계에서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서울 대광고등학교(교장 변희주) 2학년 김선빈 학생이 제3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수지 장애우와 노약자를 배려한 특별한 플러그&콘센트’란 주제로 만든 발명품으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금상)을 수상했다.

김군이 이 같은 발명품을 고안하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김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와 양평의 ‘은혜의 집’ 봉사활동을 같이 다녔다. 또한 어머니와 함께 서울 이문동의 독거노인을 방문해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밑반찬을 나눠드리고, 말벗도 해드리는 등 어려서부터 불우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봉사정신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김군은 “봉사활동을 갈 때나, 장애우들을 볼 때마다 이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무언가를 발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새겼다”면서 “부모님이 열심히 일하시며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남을 위해 베푸시는 모습을 보면서 성실성과 상대방에 대한 관심, 배려심 등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군은 “앞으로 성장해 제 꿈이 이루어지면 아프리카 난민촌 등 미개발국가에 가서 국제적인 봉사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군의 부모님은 제과점(답십리 1동 소재)을 한곳에서 17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군의 아버지 김익중씨는 지역봉사 뿐 아니라 북부지원범죄예방위원으로서 보호관찰도 맡아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버지 김씨는 김군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면서도 “남을 먼저 생각하며 지금처럼 성실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라는 말로 기쁨을 표현했다.

어머니 이명복씨는 “선빈이는 어릴 적부터 가게에서 빵을 포장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 빵 봉투를 묶는 끈에 대한 호기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봉투 묶는 끈으로 온갖 로봇이며 그 당시 유행하는 캐릭터 등을 다 만들곤 했다”며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께서 ‘너 참 손재주가 뛰어나구나’라는 칭찬을 받으며 자랐다”면서 김군에 대한 자랑을 은근히 내비쳤다. 또한 이씨는 “용돈이 생기면 군것질보다는 항상 미니블럭이나 프라모델 등을 사서 몇 시간씩 집중하며 완성하는 걸 보며 선빈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때 짐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때부터 김군의 부모들은 바쁜 와중에서도 조금씩 시간을 내 과학 관련 뮤지컬이나 이벤트에 데리고 다니며 요즘 말하는 과학문화를 몸소 느끼게 했다. 그 이후부터 김군은 과학에 관련된 만화나 책만 편독했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4월 과학의 달 행사시에는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창의력 꾸미기나 창의력 만들기를 하면 항상 상을 받아 왔으며, 선생님들의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으면서 지금까지 자신만의 꿈을 키워왔다.

“앞으로 선빈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꼭 이뤄져 행복했으면 좋겠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꼭 필요한 사람, 해외의 굶주리는 난민들을 위해서 사랑의 봉사도 하는 멋진 아들이 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항상 선빈이의 조력자 역할을 하며 열심히 살고, 넘치진 않지만 이웃과 조금씩 나누어 가며 살겠습니다. 아울러 ‘언제나 관대한 오빠를 자랑스러워한다’고 전해달라는 선빈이 동생인 우리 윤빈이와 겸빈이도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중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김군의 가족들을 보며, 진정으로 행복한 곳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느꼈다. 다음은 김선빈 학생과의 일문일답.

- 수상소감은.

진심으로 기쁘고, 부모님을 비롯해 저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물론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가 따르기는 했지만, 작업과정에서 느껴지는 가슴 한편의 뿌듯함은 저만이 가질 수 있는 기쁨이고 즐거움이었습니다. 이번 여 름방학 때, 오른발이 골절 되어 양손에 목발을 짚고 학 교에 다니고 전국대회도 양쪽 목 발에 의지한 채 심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그때 수많은 뉘우침과 건강함의 평범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 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작품을 소개하면서 제가 수지 장애우라는 심정을 가지고, 진실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심사에 응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이 발명품의 제작 목적은.

시각장애인이나 뇌성마비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 등이 안전하며 편리하게 사용하고 간단 한 점자용 전원 조작 스위치로 전력까지 절약할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 는 전기안전콘센트가 실용화 된다면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사용 가능할 것입니다. 국제 규격을 당장 바꾸지 못한다면, 비장애인이 사용하는 것과는 별도로 우리 생활에서 ‘꼭 필 요하다’는 좀 엉뚱하지만 나름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본 작품을 직접 구상했습니다.

- 장래 희망은 무엇인지.

어릴 적엔 다산 정약용을 존경했고, 점점 크면서 황우석 박사를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팝 페라 가수이며 연세대 치과대학을 나와 치과원장을 하고 있는 박소연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성인데도 자신이 원하는 걸 과감하게 도전해서 성공하고, 가수이자 치과의사로서의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 꿈은 ‘과학적 치과의사’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암에 대한 치료법과 신 약을 찾고 있듯이, 저는 앞으로 치아가 썩지 않는 신약을 개발해 이를 뽑거나 임플란트 시술 없이 치아에 대한 관리만 잘 되게 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과학적인 치 과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저의 꿈을 꼭 이룰 것입니다.

- 금상 수상으로 미국연수를 가게 됐었는데, 미국에 가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지난해 10월17일부터 7일 동안 미국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중국, 일본은 다녀왔지만 미국은 처음이고 너무너무 가보고 싶은 나라였습니다. 특히 국비로 간다하니 마음이 벅차고 설레 였습니다. 먼저 미국의 최첨단 과학단지를 다녀왔고, 이왕이면 오바마 대통령도 만났으면 했지만 그것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보고 왔습니다.

-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오늘날 제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항상 제 옆에서 관심과 격려를 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차은실 전 담임선생님의 카리스마와 글로벌하고 쿨한 성격을 남자이지만 본받고 싶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항상 감사하고 존경한다고 전해드립니다. 또한 지난 경진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정태환 과학부장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늘 염려해 주시고 저의 난관을 해결해 주시며 대회가 있을 때마 다 축복기도를 해주시는 신광교회 조상수 목사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김선빈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때 전교회장을 하며 많은 선생님들의 격려와 가르침 속에서 리더십을 배웠다. ‘숭인예술제’에서 학생들, 선생님, 학부모를 비롯해 타 학교 학생들까지 감탄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뛰어난 섹소폰 연주 실력을 지니고 있는 김군은 지금도 관악반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교회행사 때에도 연주를 하고 있다.

한편,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다. 지난 1979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35회를 맞는 우리나라 발명품 경진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과 권위를 가진 행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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