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반도가 뜨겁다. 곳곳에서 케케묵은 정치 오염물이 타는 냄새가 국민의 이맛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현재 정치판은 내가 하면 로맨스고, 상대방이 하면 불륜이라며 전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가 허울 좋은 구호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도덕성의 잣대로, 또 다른 쪽에서는 ’정체성‘의 잣대를 제작하여 자기사람 챙기기에 혈안이 되었다. 여기에는 자질, 능력, 공정, 참신, 봉사란 말이 무색하다. 우선 도덕성의 잣대를 들어다보면 전 국민 앞에 천명했던 약속을 스스로 무너뜨리며 정치적 쇼맨쉽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가 쇼라면 이 쇼를 바라보는 국민은 삼류 유랑극장의 고객쯤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말이다.

상대가 대통령설이 파다한 후보를 향해 약관 27세의 무직여성을 공천하고서 성천이라고 자화자찬을 하며 부산 시내에 카퍼레이드를 벌리는 일이라든가, 현역의원 25% 컷에 걸려 탈락한 지역에 경선에서 4위를 차지한 후보에게 단수공천을 한 일이라든가, 공천위원들의 자기식구 심기, 무분별한 돌려막기, 후보의 부실한 검증, 공천 작업의 지연, 비례대표 공천자의 대표성 실종과 배심원단 구성의 불투명성 등에 갖다 대는 그들의 잣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

참신하고, 감동을 주는 사람들을 비례대표로 뽑겠다고 하여 한나라당 이명박정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위원장을 신뢰하고 600여명이 지원을 했다. 이 사람들은 적어도 새로운 새누리당의 정치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본인들이 공천이 되지 않았는지를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이들을 공천함에 있어서 그들만의 잣대가 아니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투명한 공천의 잣대가 있어야 했다. 이를 공개하고 납득할만한 결과를 국민 앞에 밝혀야 희망이 있는 새누리당이다.

적어도 지원자들에게는 낙천의 이유를 알려주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고 밀실 공천, 계파간 나누기 공천, 사천 등을 감행해서 20억원의 당 수익을 올렸다면 도로 황 누리당이요 돈 누리당일 것이다.
신청자 모두를 불러 예리한 심사를 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당사자의 해명과 사정도 꼼꼼히 들어 옥석을 가려야 되지 않았을까 싶다. 심사도 안 하고 당비와 심사비만 따 먹었다면 이 돈은 다시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소위 국민배심원단 구성에서부터 심사위원, 비대위 위원까지 모두가 계파간 안배와 어느 특정인의 사람으로만 채워졌다면 이번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은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실패작이다. 공천자 면면을 보더라도 그렇다 인성과 자질, 입법능력, 정부나 사법부의 감시.통제 능력 등은 아예 공천의 기준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도덕성을 앞세워 이혼한 경력이 있느냐? 세금을 얼마나 내었느냐? 체납하고 있는 연금, 세금, 국민건강보험료가 있느냐? 도로법위반으로 과태료 미납이 있느냐? 등을 물어 어떤 사람에게는 엄격하게, 어떤 사람에게는 문제를 삼지 않는 2중 잣대가 그들의 잣대였다. 이혼한 것도, 돈이 없어 몇 푼 안 되는 세금도 못내는 것 도, 연금도 못 가입하고, 보험료, 과태료도 내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은 새누리당에 올 수 없다는 부자들의 향연이란 말인가? 이번 공천도 그저 인기영합의 쇼맨쉽에 불과한 공천이었다.

의사, 운동선수, 귀화여인, 연구소 연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공천했다. 그러나 그들이 국회에 가서 단 한건의 입법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나 축내며, 거수기로 써 먹기 위한 공천이었다면 이번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공천은 국민의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또 다른 쪽의 ’정체성‘ 잣대를 바라보면 이곳은 철옹성 같기만 하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정체성의 잣대란 무엇인가? 학생운동이나 사상범, 노동운동 등으로 별을 단 사람들, 노무현 가식들 이들만이 민주화 화신들이라면서 철옹성을 치고 있는 것이 이들이 말하는 ’정체성‘이다. 어쩌면 새누리당보다 훨씬 배타적인 집단이다. 그 우리 안에 있었거나 있지 않았던 사람은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그 문에 들어 갈 수가 없다. 이들이 새누리당보다 더 국민을 속이고 호도했다. 나는 한명숙대표가 대한민국 태권도선수인지 전혀 몰랐다. 묻지 마 단수공천, 돌려차기, 돌려막기, 이마까기, 다시깔기 식의 노무현 사람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천운으로 다가선 기회를 아집과 무리로 뒤엎어 버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명박 정부가 차려준 수랏상을 한명숙은 그 잘난 당수실력으로 여지없이 차버렸다. 호남이 돌아서고 있다. 민주화 양심세력이 고개를 젓고 있다. 모든 공천에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Open Primary(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해야 했다. 엄격한 룰에 따라 공정한 관리자로서의 임무만을 수행하며, 국민이 바라는 후보를 국민 손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었더라면 한명숙은 진정한 국가대표로 추앙되었을 것이다.

지금 국민은 이들이 생떼를 쓰는 한미FTA 철폐, 강정마을, 북한 인권문제, 모바일 경선, 연대 경선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국민의 눈으로는 이들이 자승자박하고 있다. 모두 악수만 두고 있다. 무엇이 약인지 독인지도 모른다면 이는 지도력의 부재다. 통합진보당과의 경선도 선관위에 맡겨서 공정한 게임을 했어야 한다. 이번에 통합진보당과의 경선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추태는 옳고 그름을 떠나 대의명분을 가지고 이정희후보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된다는 것이 야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다.

큰 지도자가 되려면 위기에서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야권의 지도자들은 한마디로 수가 낮아도 이만저만 낮은 게 아니다. 도대체 이들 집단에는 국민의 정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측은하고 불쌍하기만 하다. 어찌 이들이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번 공천 선수상당 수가 전과자요, 선거법 위반자이며, 인성.자질.능력면에서 대체로 집권당에 뒤진다. 공천에 실패한 민주통합당이 이렇게 가서는 이번 총선에서도 별로 선전할 것 같지 않다. 더구나 12월 대권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수혜와 국민들의 바람만을 기다리는 덜 익은 떫은 감치고는 너무 인재가 없다. 신선하고 참다운 인재 영입을 마다하고 편협한 정체성 잣대로 결성한 혁명결사대는 지금 이 시대에 필요치 않다. 이러한 철옹성 옹벽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국민의 바람이 불지 않을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자기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라는 질문을 존경하는 두 여성 지도자에게 엄숙히 묻고 있다.

<시민옴부즈맨공동체 대표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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