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동물국회 만든 민주·한국·바른미래 '정치공학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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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동물국회 만든 민주·한국·바른미래 '정치공학 셈법'
  • 강영한 기자
  • 승인 2019.04.29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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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벽 국회에서 방호과 직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안건 법안제출을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 중인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선거제·사법제도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대치 정국'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여야의 충돌은 '동물 국회 재연'이라는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여야 4당과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는 한국당의 '강 대 강' 대치로 인해 '국회 정상화'라는 단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상대방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만 날로 커지면서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명분 없는 싸움 뒤에는 총선을 앞둔 각당의 속셈이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 및 당직자들이 공직선거법 개정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동의의 건 통과를 막기 위해 심상정 위원장과 민주당 위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9.4.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패스트트랙 극한 대치 속에 숨은 각 당의 정치공학적 셈법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강 대 강 대치'에 총선을 앞둔 각 정당의 정치공학적 계산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민주당의 경우에는 문재인 정권 3년 차를 맞이하는 내년 총선에서 개혁 입법을 했다는 명분을 얻기 위해 대치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민주당이 내놓은 개혁 입법은 전무하다시피 했다"며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1호 공약인 공수처 설치와 선거제 개혁을 하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개혁했다는 성과를 국민에게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문재인 정권 3년차 총선을 1년 남기고 정권 평가로 가는 길목에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 공약인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국정원 개혁 중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라며 "이대로 가다간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무능 프레임을 뒤집어 쓰고 심판 받을 것 같으니 민주당이 공수처를 제안하며 선거제 개혁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농성하며 '공수처 공포처'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4.2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한국당의 경우도 패스트트랙 정국을 통해 통해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강한 야당 이미지를 얻고자 하는 속내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최창렬 교수는 "한국당의 강렬한 저항에는 민주당의 개혁 성과를 저지하고 민주당과의 대립각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고자 하는 이유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한국당은 4개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 되더라도 이번 기회에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대치가 한국당 지지층 결집에 마이너스가 될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집토끼를 끌어들이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바른미래당의 입장에서도 패스트트랙 대치 상황이 나쁠 것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내 지도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대치가 심해진 것은 유승민계나 안철수계 의원들에게 지지층을 결집시킬 명분을 만들 호재가 됐다"며 "안철수는 복귀할 명분을 보고 있을텐데 어지러운 정국을 자신이 복귀할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됐고, 유승민계도 유승민계대로 뭉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평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왼쪽)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 및 보좌진들을 고발하기 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정 대변인. 민주당은 한국당이 지난 26일 저녁 정개특위 및 사개특위 회의장 앞에서 위원들 회의장 입장을 막은 것을 국회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채증자료 분석 후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4.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강 대 강 대치'의 책임은 누구에게?

이번 강 대 강 대치의 책임이 여야 중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이야기가 갈린다.

서복경 교수는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제도에 아직 부적응 상태인 것 같다"며 "패스트트랙에 법안이 올라가도 본회의 자동 상정까지는 330일이 남았으니 그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한국당이 소수파가 됐다는 공포의식 때문에 과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87년 체제 이후 선거법 룰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며 "민주당의 선거구 개혁이라는 것은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정당을 끌어들여 문재인 대통령 공약 1호인 공수처를 통과시키기 위한 미끼에 불과하니 한국당이 죽어도 (패스트트랙 지정이) 안 된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장과 김관영 원내대표가) 사개특위의 두 의원을 사보임 시킨 것이 가장 잘못된 일"이라며 "국회법의 해석과 상관없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 행동이 한국당의 반발을 더 크게 불러온 셈"이라고 평가했다.

꽉 막힌 정국 해법을 푸는 것은 결국 국민 여론과 이에 따른 각 정당의 입장 변화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창렬 교수는 "지금의 대치 구도가 쉽게 해소될 것 같진 않다"면서도 "국민 여론이 민생이랑 관련도 없는 걸로 정치권이 기만한다는 양비론으로 흐르면 각 정당도 앞으로는 다르게 대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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