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총회 결국 계파간 설전만

[지뉴스데일리=박귀성 기자] 자유한국당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자유한국당 내홍이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개혁안을 두고 계파간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오후까지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원총회가 아무런 결과도 없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무정란’으로 끝났다.

이에 더해 22일 오전엔 자유한국당 소속 유력 인사들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과 방송 등을 통해 이렇다할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답답한 실정이다. 국회는 원내 3분의 1 의석이 넘는 자유한국당이 내부 수습을 이유로 국회 개원에 동참하지 못하면서 신임 국회의장 선출과 각 상임위 구성에 있어 손도 대지 못한 개점휴업 상태에서 공전을 계속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 쇄신안을 논의했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개혁안을 놓고 당내에서 날선 지적과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당내 7선의 정계 원로 서청원 의원이 자진 탈당을 선언하는 등 당내 소란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 일각에서 서청원뿐만 아니라 김성태도 나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정말 지긋지긋한 친박의 망령이 다시 되살아난 것 같다”면서 “일부 몇사람의 얘기가 있다고 해서 저의 거취가 흔들릴 일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 친박계를 중심으로 김성태 대행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김성태 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6,13 선거 패배 후 우리 국민이 마지막으로 우리 당에 준 이 기회인데 (전날 의총에선) 당의 쇄신과 혁신, 변화를 논하지 못했다”며 “밤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대행은 결국 지난 21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5시간은 ‘네 탓 공방’으로 공전한 것에 대해선 “더 망해야 정신 차릴 것 같다”고 묵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당 내홍 수습방안에 대해선 김성태 대행은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소임과 사명감을 가지고 반드시 자유한국당이 다시 건강하게 거듭 태어나도록 하겠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강도 높은 쇄신과 변화만이 정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태 대행은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제 어느 누구도 혁신비대위를 피해가려해선 안된다”고 했다.

김성태 대행은 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 초에는 혁신비대위 준비위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다만 준비위원장을 누구로 할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 그 안에서 위원장을 호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김성태 대행이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도 겸할 거란 관측이 있었지만, 친박계 일각에서 “‘김성태 아바타 혁신비대위원장’은 안된다”고 반발하는 상황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성태 대행은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도 있다.

의원총회 추가 소집 여부에 대해 김성태 대행은 “더 이상 의총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의총을 통해 의원들과 공감하고 공유할 일이 있으면 충분히 하겠지만, 당의 변화를 위한 혁신비대위의 출범과 쇄신 논의는 소홀히한 채 당내 갈등과 분파적인 행위를 하는 부분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서초을 지역구의 박성중 의원이 ‘친박 핵심 모인다’ ‘목을 친다’ 등의 휴대폰 메모 유출 파문에 휩싸인 것에 대해 김성태 대행은 “박성중 의원이 또 다른 계파 갈등에 불을 지핀 부분에 대해 잘못이 있기 때문에 당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는 그야말로 ‘백가쟁명’ ‘아수라장’이었다. 5시간 넘게 이어진 비공개 의총은 당의 혁신보다는 친박계와 비박계가 ‘네 탓 공방’으로 정면충돌하면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요구와 사실상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에 대한 탈당 요구까지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숨죽여온 친박계가 지방선거 참패를 고리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발단은 지난 19일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비박계이자 복당파인 박성중 의원의 스마트폰 메모였다. 메모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완구, 김진태 등’ ‘(우리도)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바른정당을 만들었다가,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의원들 다수가 참여한 19일 조찬 모임에서 나온 발언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의원 112명 가운데 90여명이 참석해 40여명이 발언하는 ‘마라톤 의총’을 벌였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의총을 마무리했다. 김성태 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수습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김성태 대행은 그러면서도 “이를 중심으로 앞으로 당이 혁신하고 변화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을 향한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그런 목소리도 있었다”면서도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을 자초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대행은 비공개 의총에서 “더 이상 나를 흔들지 말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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