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웅 별세 “음악만 남기고”

[지뉴스데일리=박귀성 기자] 박원웅 별세 부고, 1세대 DJ 박원웅이 “음악만 남기고” 떠났다. 박원웅은 7080세대에겐 팝의 우상이었다. 박원웅은 군부독재 서슬이 시퍼런 시절 박원웅 음악 프로그램은 DJ 박원웅보다는 박원웅이 틀어주는 팝송과 부드럽고 구수한 박원웅의 음성에 민중은 대신 위안을 받았다. 그런 박원웅이 지난 24일 향년 77세를 일기로 우리곁을 떠났다.

박원웅은 자타가 공인하는 ‘1세대 DJ’다. 70년대 당시에서 박원웅은 DJ계의 대부였다. 다카키마사오에서 전두환으로 이어지면서 군부독재가 민주주의를 독랄하게 유린하던 당시 사회 어디에서도 위로 받을 수 없었던 상처난 영혼들 7080세대 팝 마니아들은 박원웅의 잔잔하고 부드러운 음성과 함께 흘러나오던 감미로운 음악을 치유의 수단으로 삼았다. 이렇듯 한 세대의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국내 1세대 DJ 박원웅 씨가 어제 24일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지난 1967년 MBC 음악 프로듀서로 입사한 박원웅은 내부 사정으로 ‘뮤직 다이알’을 직접 진행도 했는데, 이때 청취자 반응이 좋아 정식 DJ로 데뷔했다. 라디오 방송과 음악 다방 뮤직 박스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민중들과 만났다. ‘별이 빛나는 밤에’, ‘밤의 디스크쇼’, ‘박원웅과 함께’ 등 대표 음악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박원웅 전성기 당시 김종환이나 김기덕이 함께 활약했던 팝계는 그야말로 팝의 르네상스였다. 박원웅 별세 후 빈소는 서울 역삼동 성당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27일이다.

25일 박원웅 유족은 고인이 전날 오후 9시35분 지병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박원웅이 독재시절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린 ‘별이 빛나는 밤에’의 진행과 ‘밤의 디스크쇼’에서 팝 음악을 소개해 인기를 얻으면서 나중에 이 프로그램은 ‘박원웅과 함께’로 이름을 바꾸며 18년간 5400회 방송한 장수 프로그램이 됐다. 이선희, 이상은씨 등이 데뷔한 강변가요제도 고인의 기획으로 알려졌다.

박원웅은 평생을 방송인으로 살아오면서도 천성적인 목소리처럼 이렇다할 논란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 없었다. 은은하고 부드럽게 들려오는 박원웅의 목소리는 어쩌면 한낮에 격렬했던 최루탄과 보도블럭 화염병이 난무하는 격전장의 소요를 잠재우는 고요히 흐르는 강물소리와도 같았다. 수많은 남녀 학생들과 젊은 청춘들이 박원웅의 목소리와 박원웅이 들려주는 음악소리에 위안을 삼고 부산했던 하루를 정리하며 내일에 희망을 키웠다.

고인은 1993년 ‘골든디스크’를 마지막으로 DJ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TBS 교통방송에서 ‘밤과 음악사이’, ‘뮤직 투 뮤직’ 진행을 맡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자녀인 창원·지현·지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역삼동성당 장례식장 요셉관 1호실,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역삼동성당 대성당. (02)553-0820

한편, 박원웅 김종환 김기덕과 함께 DJ 풍운의 시절을 함께 달린 DJ 고 김광한 2주기 추모에 맞춰 별세한 박원웅 부음은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겐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는 대목이다. 김광한은 ‘팝스다이알’, ‘쇼비디오자키’, ‘가요톱텐’ 등 1980년대와 90년대까지 방송가를 풍미했던 전설의 DJ다. 이런 김광한을 추모하는 음악회가 오는 7월 1일 토요일 오후 3시 강남 학동역에 위치한 ‘엠팟홀’에서 열릴 예정인데, 박원웅 별세와 맞물려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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