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대처로 생명을 구하다

일산경찰서 대화지구대 김억수(55세) 경위는 21일 오후 10시경 덕이동 운영하지 않는 식당의 화단 옆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 머리에 피를 흘리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았다.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태. 맥박을 집어보니 뛰고 있으나 살은 차갑고 흔들자 눈만 껌벅거릴 뿐 움직이지를 않는다. 119구급차량으로 급히 병원으로 후송하였다.

응급환자로 북적이는 병원. 남루한 옷차림의 보호자 없는 환자는 뒷전이다. 이름이라도 알아야 진료를 시작한단다. 주머니에는 천원 권 2장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주무르고 흔들자 정신이 드는지 눈을 뜨고 입을 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아둔한 말투에 ‘아민, 아멘’이라는 이름 두자를 알아내었으나 그 외는 알 수가 없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기초진료가 시작되었다. ‘한쪽 동공이 풀렸다. 머리를 다쳐서 뇌출혈가능성이 있다.’ 가족이 있어야 한다는 의사 말을 듣고 사진을 몇 장 찍어 현장으로 달렸다. 늦은 밤이라 가족 찾기가 쉽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몽골인 교회목사를 찾아갔다. 몽골 사람으로 부인과 별거중인 알코올 중독자이다.

겨우 알아낸 부인은 한국 사람의 전화는 받지 않는단다. 한국 사람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일까? 몽골 사람에게 부탁을 하여 병원으로 오게 하였다. 수술을 하고 중환자실로 옮겼다.

시간을 다투는 생명들과 오늘도 현장의 경찰은 발로 뛰고 인연을 맺고 있다. 그들은 시간이 흐르면 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경찰이 함께한다는 것은 기억할 것이다.
 

김억수 경위

- 일산경찰서 근무
- 수필가
- 법 학교 출장전담 강사
- 고양교육청 명예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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